영화 / / 2022. 11. 27. 18:08

영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2021) 줄거리 해석 평점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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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인생에서 꽃과 같이 행복했던 순간

 

 1960년대 홍콩, 상하이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두 부부가 동시에 이사를 옵니다. 무역 회사의 비사로 일하고 있는 소려진(장만옥)의 남편은 사업 때문에 일본 출장이 잦아 집을 비우는 날이 많습니다. 지역 신문사의 편집 기자로 일하는 주모운(양조위)의 아내 역시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습니다. 퇴근 후 국수 가게로 저녁을 사러 가는 길에 소려진과 주모운은 자주 마주치게 되고 묘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소려진의 남편은 출장 기간이 점점 길어져 돌아오지 않고, 주모운은 아내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각자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모운은 물어볼 것이 있다면 소려진에게 따로 만남을 요청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차를 마시며 소려진에게 핸드백이 예뻐서 아내에게 선물해주고 싶다고 어디에서 구매했는데 물어보지만, 사실 아내에게도 똑같은 핸드백이 있기에 자신의 안 좋은 느낌을 확인해보고자 소려진에게 대화를 청한 것이었습니다. 소려진 또한 주모운에게 주모운의 넥타이가 어디서 났는지 물었는데 넥타이는 아내가 모두 골라준다는 주모운의 대답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이로써 각자의 배우자들이 자신들 몰래 만남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동시에 피해자가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고 상처를 공유하며 감정적인 유대감을 자연스레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편지가 한통 오는데 소려진에게 온 줄 알고 편지가 전해졌지만 받는 이를 보니 주모운이었습니다. 내용은 아픈 어머니를 돌보러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우표가 붙은 편지인데 말입니다. 주모운은 아내가 거짓말을 하고 소려진의 남편을 따라 간 것을 눈치채고 분노합니다. 그 이후 주모운은 속상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무협 소설 집필을 시작합니다. 평소에 무협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해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던 소려진에게 도움을 청하고 기꺼이 이에 응합니다. 순수하게 같이 무협 소설을 쓰기 위해 서로 왕래를 하는 것이지만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고 급기야 갑자기 들이닥친 손 부인과 그녀의 친구들을 페해 주모운의 방에서 하룻밤동안 숨어있기까지 합니다. 두 사람은 주변인들의 의심이나 괜한 오해를 받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서 동방호텔의 2046호실에서 만나 함께 소설을 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어쩐지 소려진은 남편의 배신도 떨치지 못하며 슬퍼하는 어중간한 감정의 상태를 보입니다. 주모운은 그런 소려진을 위로해줍니다. 남편이 집에 없긴 하지만 결혼을 한 여성인 소려진이 자주 집을 비우자 손 부인은 그녀에게 그런 행동은 옳지 못하다면서 걱정같은 충고를 하고, 소려진은 감정을 억누르며 주모운의 호텔방에 당분간 못간다는 이야기를 통보합니다. 두 사람은 반복된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듯 하지만 서로를 떠올리며 외롭게 지냅니다. 주모운이 소려진의 회사에 건 전화를 회사 사장님인 하 선생이 전해주지만 전화를 다시 걸지 않자 의심의 눈초리로 소려진을 쳐다봅니다. 소려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임을 깨달은 주모운은 자신의 아내와 소려진의 남편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그들처럼 옳지 못한 관계에서 사랑을 느꼈다는 사실에 혼란함을 느끼고 싱가포르 지사로 자진하여 떠나기로 마음먹습니다. 떠나기 전 주모운은 소려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두 사람은 곧 다가올 이별의 순간에 대비하기 위해 골목에서 이별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주모운보다 소려진이 더욱 슬퍼하고 감정에 복받펴서 주체를 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소려진은 떠나는 주모운을 끝내 붙잡지 못합니다. 주모운이 떠나고 함께 만나던 장소인 동방호텔의 2046호에 혼자 앉아 눈물을 흘립니다. 시간이 흘러 1963년 싱가포르, 주모운은 자신이 살고 있는 숙소에 두었던 소려진의 실내화가 없어지고, 재떨이에 립스틱 묻은 담배꽁초가 있으며, 회사에 전화가 걸려왔지만 아무말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주모운은 소려진이 자신을 찾아왔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만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몇 년이 지난 1966년 홍콩, 소려진의 집주인이었던 손 부인은 미국에 있는 딸에게 가기 위해 집을 처분하게 되고 미국에 가기 위한 배표를 주기 위해 찾아왔던 소려진은 손 부인에게서 옆집에 고씨네 가족이 살 때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남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아마도 옆집에 살던 주모운을 떠올리며 흘리는 눈물 같습니다. 화면이 바뀌며 홍콩으로 돌아온 주모운은 예전에 세들어 살던 고씨의 집을 찾아가지만 모르는 분이 살고 있는 상태이고 옆집에 살던 손 부인도 이미 이사를 한 상태였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주인은 손부인이 이사가고 나서 손 부인에게 세들어 살던 여자가 남자아이를 데리고 살았다는 얘기를 듣고 그 여자가 소려진이었다는 것을 알아채지만 주모운은 소려진이 살던 옆집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떠납니다. 화면은 다시 196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온 주모운은 벽에 난 구멍에 대고 무언가 숨기고 싶은 비밀을 말하고 풀을 뽑아 구멍을 메운 뒤 그 곳을 떠납니다.  

 

 

ㅣ 드러내지 않고도 표현할 수 않는 것, 

 

 화양연화라는 한자 자체의 뜻을 보면 '꽃 모양이 가장 화려한 때'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볼 때 다시 해석하자면 '성숙한 한 여인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기존의 왕가위 감독의 작품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나르시스트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개인주의적 인물들의 감각적인 이야기를 그렸다면, 화양연화의 두 주인공은 둘의 미묘한 사랑에 대한 묘사가 확연히 다릅니다. 본 작품의 주인공들은 배우자들의 외도에소 오는 심적 고통을 내면화하고 그 과정을 상대방에 대한 연민어린 사랑으로 승화시키지만 동시에 그러한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는 도덕주의자로 묘사합니다. 자신들을 배신하고 다른사람을 만나는 배우자들과 자신들은 다르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만남, 그 과정, 그리고 결국 비슷해져 버린 그들의 헤어지는 모습까지 정말 완벽한 연출로 영상에 담아냈습니다. 특히 영화는 직설적인 대사보다 상당히 은유적인 대사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들에 따라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많은 것입니다. 서로 배우자의 외도를 확인하는 장면은 '당신 남편과 내 아내가 만나고 있는 것 같아요.' 라는 말 대신 서로 배우자의 소지품이 똑같다는 것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은유적인 설명을 이해하고 느껴보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화양연화는 왕가위 영화 중 가장 심각하고 진지한 작품이면서 주인공의 진실된 마음이 잘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ㅣ 화양연화에 대한 평가

 

 이 영화는 2000년에 개봉하였지만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영화계가 얼어붙고 새로운 작품 개봉이 어려운 상황에서 화질이 대폭 개선된 4K로 업그레이드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한국에서 다시 재개봉되었습니다. 개봉한지 22년이 지났지만 홍콩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상위권 순위에 항상 손꼽히는 뛰어난 명작입니다. 홍콩 영화 특유의 아름다운 색채와 감성을 너무나 잘 표현해냈기에 멜로영화는 지루해서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명작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화양연화의 IMDb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8.1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뷰에 참여한 사람의 수도 14만 3천면이나 되어서 굉장히 높은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튼토마토에서의 평점도 살펴보겠습니다. 신선도는 91%로 신선한 토마토로 평가되며 관객점수 또한 94%로 5만명이나 참여을 해주었습니다. 한국의 평론가 이동진은 영화평에 대해 인색한 편으로 유명한데 "스쳐가는 순간들로 사랑의 시간을 인수분해하다."라는 한줄평과 함께 5점 만점에 5점을 주었습니다. 양조위는 이 작품을 통해 제 53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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