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공개했습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독일영화 최고 제작비를 기록한 대작 전쟁영화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강력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소설을 원작으로 1930년과 1979년 영화화 된 바 있습니다. 1930년 작품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서부 전선 정말 이상 없는가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 후 3년 차, 독일은 세상을 떠난 병사들의 군복을 벗겨 옷의 핏물을 세탁하고 재활용하며 무모한 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전을 반대하는 부모 몰래 파울(펠릭스 카머러)은 친구들 3명과 입대를 하는데 조국을 위한다는 대의를 따르며 마냥 들떠있지만 막상 참호에 도착한 후 생지옥인 전쟁터를 보자 겁에 질리게 되는 것도 잠시 차례로 같이 참전한 친구들은 파울의 곁을 떠나갑니다. 파울은 전우 카트(알브레히트 슈흐)와 의지를 하며 2년을 겨우 버티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피폐해져갑니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외국으로 도망가고 수많은 희생자를 낸 후 전세가 밀린 독일은 프랑스에 휴전을 요청합니다. 드디어 1918년 11월 11일 휴전을 하기로 결정을 하는데 사실상 독일이 항복을 한 것입니다. 한편 전쟁에 미친 장군에 의해 휴전 15분을 남기고 돌격 명령을 받게 된 파울은 서부전선, 마른 평원에서 전쟁의 끝을 맞이하며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충실한 스토리와 웅장한 사운드가 보여주는 전쟁의 참상
지난 달 10월 28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같은 원작의 세 번째 영화화 작업으로 독일 인인 에드바르트 베르거 감독이 연출하였습니다. 장군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씩씩하게 나이를 속이고 자원 입대한 열입곱 살 소년 파울 보이머의 참호 속 분투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영화는 앞선 두 작품에 견줘 처음으로 독일어로 제작된 컬러 영화란 점이 차별화된 점입니다. 승전한 국가의 시각과 입장이 아니라 패전 독일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담아내자는 감독의 연출 의미도 값어치 있다는 평가입니다. 촬영 기법의 발전 덕에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형성됐던 지루한 참호 전투, 전쟁 내내 겨우 몇 km를 내줬다 되찼고 다시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실상을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영화 '레버넌트'와 '1917'를 연상하게 하는 롱테이크 장면들이 인상 깊습니다. 파울과 전우들이 참호에서 빠져나와 적의 참호에 뛰어드는 모습을 담은 영상미가 처연하기만 합니다. 파울과 전우가 양민 농가 담을 넘어 거위를 훔쳐 함께 들판을 내달려 달아나는 장면,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휴전협정발효 15분을 남기고 협정을 무시하라고 재촉하는 장교들에 떠밀려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젊은 사병들의 죽음 등 뇌리에서 쉬 떨쳐내기 힘들 영상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들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소음이나 굉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독특했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었습니다. 파울을 비롯한 병사들의 고통과 한, 분노의 응어리를 총성인지 포성인지 아니면,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4악장에 나오는 피아노의 벼락 같은 세 차례 타건을 연상시키는 충격음 등이 회오리치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을씨년스럽고 살풍경한 전장과 전투 장면보다 시종일관 흐르던 음산한 음률이 오히려 더 오래 몸서리치게 만들 것 같았습니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폴커 베르텔만, 예명 하우슈카가 음악을 맡았는데 더스틴 오핼러런과 공동 작업한 영화 '라이언'(2016)이 전작이었습니다. 감독인 베르거는 미국과 영국 감독들이 전쟁영화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승자의 관점에 빠져 영웅주의를 드러내는 일을 피할 수 없다면서 자신은 많은 독일인들에게 드리운 상실과 부끄러움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논하면 독일인으로서 역사의 일부분이었다는 사실을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로지 죄책감, 공포,두려움, 그리고 과거에 대한 깊은 책임감 뿐이다. 그것이 내 안에, 우리 아이들의 안에 있다."
소설이 출간된 지 얼추 100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왜 다시 영화를 만들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베르거 감독은 "난 민족주의 움직임에 민감한 편이다. 트럼프와 브렉시트, 헝가리와 이탈이아에서도 극우가 득세하고 있다. 해서 우리 모두를 100년 전 재앙으로 이끌었던 일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조국과 나라, 민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나이 든 사람들이 뒤에서 전쟁을 결정하고 젊은이들이 총알에 맞서 앞세우는 일이 매한가지로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말입니다.
각 언론사들의 평가(로튼토마토)
43년 만에 다시 부활한 리메이크로써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특히 원작의 지루한 부분은 쳐냄과 동시에 지난 작품들에 비해 액션의 비중이 어느 정도 크게 늘어났으며, 주인공의 동창생들이 전장에서 죽어나가는 부분을 마치 일상적인 느낌으로 담담히 그려내어 박진감과 참혹함을 동시에 챙겼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참호전과 1차 세계대전 특유의 진창싸움의 연출은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단순히 보병들 사이의 전투 뿐만 아니라 화염방사병, 탱크와 초기형 전투기 등을 등장시켜 전쟁무기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병사들이 느꼈을 공포감과 압박감을 그대로 재현해냈습니다. 가히 최근에 나온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 중 최고의 스케일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입니다.
Ben Kenigsberg
New York Times
TOP CRITIC
신선한 토마토 / 조금 과시적인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관객들을 끊임없이 전쟁의 잔인함 속으로 인도하며 이에 흔들리지 않는 것은 어렵다.
Matthew Jackson
AV Club
TOP CRITIC
신선한 토마토 / 평점 A- /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소년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세월이 흘렀지만 이러한 주제가 깊은 감동과 시대를 초월한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Oliver Jones
Observer
TOP CRITIC
신선한 토마토 / 평점 4점 만점에 3.5점 / 전쟁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잔혹한 현실이 드러날 때 감독의 감성과 인내심이 두드러진다.
Caru Darling Houston
Chronicle
TOP CRITIC
신선한 토마토 / 평점 5점 만점에 4.5점 / 이 영화는 이전에 만들어진 리메이크와 동일한 결말을 보여주긴 하지만 여전히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서 더 의미심장한 영화이다.
" 어느 전쟁이든 정당한 전쟁은 없다." 모든 전쟁은 상대가 누가 되었든, 그냥 비극적인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처럼 그냥 전쟁을 일으킨 소수의 몇 명을 위해서 셀 수 없이 수 많은 사람들이 헤어 나올 수 없는 죽음의 늪 속으로 빠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세계 1차 대전 서부전선은 고작 몇 백 미터의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서 처참한 환경의 참호 속에서 서로 총구를 겨루며 전진하고 후퇴하는 것을 반복하며 전챙 초기부터 끝날 때까지 수백만 명의 젊은 청춘들이 사라져 간 곳입니다. 이 넷플릭스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게 된다면 그 전쟁에 휘말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더 이상의 전쟁은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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